“태초에 말씀이 있었다.”
요한은 복음을 시작하며 이렇게 썼다.
그것은 단순한 진술이 아니었다.
‘말’ 이전에 ‘의미’가 있었고, 그 의미가 세상을 바꿨다는 선언이었다.
그리고 그 의미는 이야기로 전해졌다.
브랜드도 마찬가지다.
좋은 브랜드는 제품이 아니라 이야기를 판다.
사용자는 기능보다 스토리를 기억한다.
브랜드는 철학을 이야기로 번역해야 한다
요한복음은 ‘신학’이 아니라 ‘서사’다.
빛과 어둠, 배신과 용서, 사랑과 십자가,
그 안엔 누구도 외면할 수 없는 인간적인 이야기의 결이 있다.
브랜드가 철학을 가져도,
그 철학이 이야기로 전환되지 않으면 소비자의 마음에 닿지 못한다.
- 무신사는 ‘감성의 세대’를 말한다.
- 나이키는 ‘나 자신을 뛰어넘는 도전’을 말한다.
- 브루클린 브루어리는 ‘예술과 맥주의 연결’을 이야기한다.
모든 브랜드는 질문받아야 한다.
“당신의 이야기는 무엇입니까?”
진짜 스토리는 ‘시간’을 담는다
요한복음은 긴 시간에 걸쳐 쓰였다.
요한은 90세가 넘어서도 ‘예수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 이야기는 말로 쓰인 것이 아니라,
오랜 사랑과 기다림, 관계의 흔적으로 빚어진 것이다.
브랜드도 그래야 한다.
한 시즌의 히트가 아닌,
오랜 시간 기억될 수 있는 이야기를 가져야 한다.
마더하우스는 ‘제3세계 장인들의 손에서 탄생한 가방’이라는 이야기로
브랜드를 디자인했고,
그 내러티브가 소비자와 함께 자란다.
스토리텔링은 기억의 기술이 아니라,
시간과 정서, 맥락의 축적이다.
브랜드는 감정이 아니라 내러티브로 연결된다
사람은 감정보다 내러티브에 더 깊이 감동받는다.
요한이 사랑한 예수는 이론이 아닌 이야기의 사람이었다.
그는 논쟁하지 않고,
비유와 우화를 통해 진실을 전했다.
브랜드도 ‘브로셔’가 아닌,
에세이를 써야 한다.
리플렛이 아닌, 에피소드로 말해야 한다.
그게 사람의 마음에 오래 남는다.
아웃도어 브랜드 ‘파타고니아’는
한 장의 사진으로 “Don’t Buy This Jacket”이라는 내러티브를 전했다.
브랜드의 이야기는 그 문장 하나로 10년을 울렸다.
스토리는 브랜드의 영혼이다.
그 이야기가 소비자의 이야기가 될 때,
브랜드는 종교가 되고 문화가 된다.
스토리는 결국 사랑의 언어다
요한이 전한 이야기는 철학이 아니라 사랑이었다.
“하나님은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이 문장은 기독교 전체를 요약한 브랜드 메시지였다.
브랜드도 결국 사람을 향해 있어야 한다.
세상과 사람,
제품이 아니라 삶을 위한 브랜드가 되지 않는다면
그건 소음일 뿐이다.
브랜드는 말보다 먼저
이야기를 품어야 한다.
요한이 90을 넘긴 나이에도 그 ‘이야기’를 품고 있었듯,
브랜드도 오래 기억될 이야기를 가져야 한다.
스토리란, 결국 내가 왜 존재하는가에 대한 대답이다.
요한은 그것을 알았고,
그래서 그는 브랜드의 마지막 보루로 남았다.

블루에이지 회장;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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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ail: brian@hyuncheong.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