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고맙습니다”라는 말이
낯선 인사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입에 담기는 쉽지만,
진심을 실어 건네는 건
점점 드물어졌다.
살다 보면
우리는 수없이 많은 도움을 받는다.
교통에서, 병원에서, 일상에서, 관계 안에서.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도움은 당연한 것이 되었고,
고마움은 생략 가능한 것이 되었다.
미국 미시간 호에서
배가 뒤집힌 사고가 있었다.
그때 수영 선수 한 명이
자신의 목숨을 걸고
23명의 사람을 구했다.
수십 년 뒤,
노신사가 된 그에게 누군가 물었다.
“그때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무엇입니까?”
그는 씁쓸하게 대답했다.
“제가 구한 23명 가운데
단 한 사람도 고맙다고 말한 적이 없습니다.
그게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인간은
사랑보다는 고통에 더 쉽게 무뎌지고,
감사보다는 불만에 더 자주 반응한다.
그래서 고마움을 느끼는 마음도
습관처럼 길들여야 한다.
감사는
사람의 품격이 아니라,
사람의 성찰에서 나온다.
아이들이 자라는 공간엔
“죄송합니다”보다
“감사합니다”가 먼저 배워져야 한다.
고마움을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은
도움을 부탁하기보다
먼저 손 내밀 줄 아는 사람이 된다.
가끔은 이런 생각도 든다.
“내가 오늘 하루 동안
몇 번의 ‘감사합니다’를 말했는가?”
그리고
그보다 더 적게
“내가 오늘 누군가로부터
감사하다는 말을 듣게 한 적이 있었던가?”
감사는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말해지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그 마음은
전해지지 않은 편지처럼
속에서 오래 묵는다.
감사의 말이 너무 늦게 오면
그건 때로
위로가 되지 못한다.
그러니 오늘,
단 한 번이라도
“고맙다”는 말을
먼저 꺼내보자.
도움을 주는 사람보다
감사를 아는 사람이
세상을 더 따뜻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