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엄마가 되었을 때,
아이는 세상의 중심이 되고
나는 하루의 배경이 되었다.
시간표는 아기의 수면 리듬에 맞춰졌고,
관심은 발달표와 병원 진료 일정에 묶였다.
거울 속 내 모습이 낯설어지고,
“나는 누구였지?” 하는 질문이
문득, 속삭이듯 마음을 두드렸다.
그 시기에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이거다.
“지금은 그냥 아이만 잘 키워요.”
하지만 아이를 돌보다 보면 오히려 이런 마음이 생긴다.
“나는 지금 나를 어디에 두고 있는 걸까?”
육아 속에서도 브랜드는 자란다
아이를 키우는 그 시간,
사실은 세상 그 어떤 창업 아이템보다도
깊고 풍부한 경험의 저장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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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이유식을 만들며 쌓인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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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마다 아이 책을 읽어주며 생긴 그림책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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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예방접종 날의 초조한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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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저귀 가는 타이밍 하나로 세상을 배운 순간들
이 모든 경험은
‘기록’이 되는 순간, 콘텐츠가 되고
‘공유’되는 순간, 브랜드가 된다.
브런치에 올린 육아일기,
인스타그램에 정리한 장난감 리뷰,
당근마켓 동네생활에 남긴 그림책 추천 한 줄.
그렇게 내 삶의 작은 조각들이
어느새 누군가에게
정보가 되고, 위로가 되고, 응원이 된다.
작은 발걸음으로 시작한 브랜드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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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희 씨의 ‘한입 이유식’ 이야기
퇴근 후 이유식을 만드는 게 버거워
자신이 만든 레시피를 공유하던 평범한 엄마.
몇 개월 뒤 ‘우리 아기 이유식 주간’이라는 이름으로 전자책 출간.
브런치 구독자 2천 명, 맘카페 클래스 정기 개최. -
‘책 읽는 엄마의 서재’ 인스타그램 계정
아이와 함께 읽은 그림책을 매일 기록.
그림책 읽기 팁, 아이 반응, 본인의 생각을 정리.
동네 도서관과 함께 ‘엄마 독서회’ 진행하며
로컬 큐레이터로 자리매김. -
‘밤 육아 라디오’ 팟캐스트
잠 못 이루는 밤,
아이 옆에 누워 속삭이듯 녹음한 짧은 육아 일기.
청취자 수는 적지만,
매회 댓글은 진심으로 가득하다.
“혼자가 아니라고 느꼈어요.”
“당신 목소리가 저를 살렸어요.”
‘엄마’라는 이름 안에 숨겨진 나를 꺼내는 것
로컬 브랜드의 시작은
이 질문에서 출발한다.
“나는 어떤 엄마이고 싶은가?”
정답은 없다.
하지만 그 질문을 붙잡고
글 한 줄을 쓰고,
사진 한 장을 올리고,
하루에 단 15분이라도
‘나’를 회복하는 시간을 만드는 것.
그 시간이
엄마라는 정체성 안에서
당신만의 브랜드를 자라게 한다.
그리고 그 브랜드는
언젠가 당신의 아이에게도
이렇게 말해줄 것이다.
“엄마는 너를 키우는 동안,
나도 나를 잃지 않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