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출장이 잦았던 지난해
한 달 사이, 나는 몽골의 영하 30도를 견디고
방글라데시의 30도 더위 속을 걸었다.
머리는 얼고, 몸은 땀에 젖고,
춥다가 덥다가, 몇일 사이에도 몇 번씩 계절을 오갔다.
지난 4월, 국내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봄 한가운데, 꽃은 만개했는데
거짓말처럼 눈이 쏟아졌다.
며칠 후, 운전대를 잡은 오후엔
뜨거운 해살에 에어컨을 틀며 땀을 식혔다.
더울 때는 눈 내리던 날이 그리웠고,
추울 때는 한여름의 뜨거운 공기가 그리워졌다.
이렇게 사람은 늘
자기가 없는 곳을 그리워하며 살아간다.
생각해보면,
변덕스러운 건 날씨만이 아니다.
우리는 언제나
덥다 춥다, 좋다 싫다,
사랑한다 미워한다를 반복한다.
마음도 매일 날씨를 바꾼다.
결국 우리는
하루에도 몇 번씩 계절을 살아내는
작은 우주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