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여정을 믿는 일조급한 세상에서 천천히, 그리고 꾸준히

인간은 자신이 선택한 길을 가야 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그렇게 말했다. 남들이 깔아놓은 길이 아니라, 내가 두 발로 다져가는 길. 때로 그 길은 험하고 외로우며, 어느 날은 아득하게 느껴진다. 그래도 우리는 그 길을 간다. 아직은 아무도 걸어본 적 없는, 나만의 여정이기에.

모든 인생은 여행이다. 여행을 끝내는 것은 목적지가 아니다. 그것을 시작한 자신이다. 하루키의 이 말은 삶의 본질을 선명히 드러낸다. 우리는 목표를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그 자체를 위해 목표를 세운다.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과정이 곧 인생이다. 그리고 그 과정은 생각보다 훨씬 오랜 시간이 걸린다.

이 세상은 조급하다. 빠르게 결정을 내려야 하고, 눈에 띄는 성과를 내야 한다. 늦으면 뒤처진다고, 넘어지면 끝이라고 속삭인다. 하지만 하루키는 조용히 말한다. 인생은 산처럼 오르고 내리는 것이다. 어디서 시작하든 간에 결국 돌아오는 곳은 같다. 빨리 올라간다고 해서 더 많이 얻는 것도 아니고, 천천히 오른다고 해서 덜 의미 있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조급함이 아니라. 빠르게 한 계단을 오르는 것보다, 끝까지 버텨서 산을 넘는 것이 더 어렵고, 그래서 더 빛난다. 꾸준히 걷는 사람만이 풍경을 본다. 빠르게 달리기만 하는 이는, 목적지에 닿기도 전에 지쳐버린다.

때로는 길을 잃을 것이다. 때로는 멈춰 서서 하늘만 바라볼 것이다. 나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는 날이 올 것이다. 그럴 때 기억해야 한다. 출발했던 순간의 마음을. 무언가를 기대하고 설레었던, 나 자신을.

자기만의 길을 믿어야 한다. 남의 걸음에 흔들리지 않고, 남의 박수에 중독되지 않고.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인생이기에, 누구도 대신 걸어줄 수 없는 길이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을 신뢰해야 한다. 흔들려도 괜찮다. 느려도 괜찮다. 주저앉아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언젠가는 다시 일어설 것이라는 믿음이다.

여정은 끝나지 않는다. 목적지에 닿았다 해도, 또 다른 길이 시작된다. 우리는 인생이라는 거대한 여행 속에서, 늘 다시 시작하는 존재다.

바람 부는 날에도, 비 오는 날에도. 사람들이 앞서 달려가는 모습을 보며 초조해지는 날에도. 내 속도를 믿자. 내 걸음을 사랑하자.

그리고 끝내, 나만의 방식으로 말하자.

“나는 나의 길을 걸었다. 천천히, 꾸준히, 그러나 확실히.”

그 한 문장을 완성하기 위해, 오늘도 다시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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