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베타서비스로 출발한 모두는 모바일 전환기에 사업자분들이 보다 원활하게 모바일에서 사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간편한 홈페이지 제작을 지원해 왔다. 하지만 2024년 12월 26일, 네이버는 자사의 홈페이지 빌더 서비스인 ‘모두(modoo!)’의 운영을 공식 종료했다. 한때 100만 개가 넘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애용했던 이 플랫폼도 결국 문을 닫는다. 더 이상 이 공간에 글을 올릴 수 없고, 예약 페이지는 사라지고, 도메인은 방치된다. 수년간 쌓아올린 기록과 정성은, 백업을 하지 않는 이상 바람결처럼 흩어진다. 이는 단순한 서비스 종료를 넘어, 기업과 자영업자들이 플랫폼 중심으로 웹 자산을 의존해온 전략의 구조적 리스크를 다시 점검하게 만드는 계기다.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의 젊음은 모두 사이월드에 있었다. ‘미니홈피’라는 이름의 작은 방에 감정을 쌓고, 추억을 붙이고, 사진을 걸었다. 이 세계에서 인간관계가 구성되고, 브랜드의 초기 SNS 마케팅도 태동했다. 하지만 2020년대에 이르러, 그 집은 허물어졌다. 복구는 미약했고, 수많은 ‘도토리의 추억’은 흑백 필름처럼 사라졌다.
네이버 블로그는 또 어떤가. 한때 ‘파워블로그’라는 제도가 있었다. 플랫폼이 인증한 ‘영향력자’에게 네이버는 트래픽을 몰아주었다. 이 제도 하나로 수천, 수만 명의 독자가 유입됐고, 광고와 협찬이 이어졌다. 그러나 어느 순간 파워블로그 제도는 폐지되었고, 알림과 검색, 방문자 수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그 많던 이웃 블로거들은 이름도, 링크도 사라졌다.
카페24 블로그, 다음 티스토리의 광고정책 변경, 구글의 피드버너 서비스 중단, 네이버 밴드의 위상 약화, 브런치의 운영 방향성 변화, 인스타그램 알고리즘 개편까지…
플랫폼은 늘 바뀌었고, 사용자는 늘 흔들렸다.
‘플랫폼’은 당신의 것이 아니다
문제는 이것이다.
우리는 ‘내 것’이라 믿었던 공간에서 ‘남의 규칙’으로 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플랫폼은 언제든 규칙을 바꿀 수 있다. 당신의 글을 검열할 수 있고, 광고를 덧붙일 수 있으며, 검색 노출을 중단할 수도 있다. 심지어는 그 공간 자체를 삭제해버릴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치명적인 건, 그 안에 쌓아올린 데이터의 이전이 어렵고, 축적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잃어버린 링크가 무덤이라면, 수백만 개의 블로그는 오늘도 조용히 매장된다.”
당신의 브랜드, 당신의 기록이 남의 땅 위에 세워진 셈이다.
지속가능한 비즈니스는 ‘나의 집’에서 시작된다
그러므로 이 시대에 가장 현명한 브랜드 전략은,
‘자기 땅에 자기 집을 짓는 것’이다.
즉, 당신만의 웹사이트를 운영하라는 뜻이다.
이것은 단순한 블로그나 쇼핑몰이 아니다. 당신 브랜드의 세계관이자, 철학의 집결체이며, 영원한 기록 보관소다. 도메인 하나로 수십 년의 데이터를 지킬 수 있고, 링크는 변하지 않으며, 디자인도 정책도 온전히 당신의 손에 있다.
웹사이트는 결코 유행을 타지 않는다.
오히려 SNS의 유행은 웹사이트를 중심으로 ‘연결되고 흘러가야’ 한다.
트위터가 엑스(X)가 되어도, 인스타그램의 리치가 떨어져도, 틱톡 알고리즘이 바뀌어도
당신의 웹사이트는 변하지 않는다.
그 안에 쌓인 글, 사진, 고객의 리뷰, 인터뷰, 포트폴리오, 철학적 선언, 브랜드 연대기…
이 모든 것들은 플랫폼 바깥에서 당신을 설명하고 설득할 것이다.
오늘날 웹은 올드미디어처럼 보인다. 모바일 최적화가 번거롭고, 트렌디하지 않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브랜드의 뿌리, 정체성, 사유의 깊이가 존재한다.
남이 만든 동네에서 살아남으려 애쓰기보다,
내가 만든 집에서 사람을 초대하는 전략이 더 길고 더 단단하다.
“플랫폼은 시대의 유행이고, 웹사이트는 존재의 주소다.”
당신의 브랜드가 단순한 계정이 아닌 ‘정체성’이 되기를 바란다.
변하지 않는 주소 하나쯤,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1. 플랫폼 중심 홍보 전략의 구조적 문제
지금까지 많은 기업과 소상공인은 SNS, 블로그, 오픈마켓,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modoo!와 같은 플랫폼 기반 도구를 통해 홍보 및 온라인 브랜딩을 전개해왔다. 이는 초기 진입 비용이 낮고, 사용법이 직관적이며, 유입 트래픽 확보에 유리하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다.
그러나 플랫폼 기반의 웹 자산은 다음과 같은 한계를 지닌다.
-
정책 변경의 리스크: 플랫폼은 자체 기준에 따라 노출 알고리즘, 수익구조, 디자인 정책 등을 변경할 수 있다.
-
서비스 종료 가능성: 대표적 사례로 네이버 모두(modoo!), 싸이월드, 다음 카페, 다음 블로그, 파워블로그 인증 제도 등이 중단되었다.
-
데이터 축적의 불완전성: 플랫폼 내 콘텐츠는 백업과 이관이 어렵고, 외부 시스템과의 통합도 제한적이다.
-
검색 노출 제약: 폐쇄형 플랫폼은 자체 검색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고, 구글과 같은 외부 검색엔진과의 호환성이 낮다.
-
브랜드 독립성 미흡: 동일한 UI, 주소, 기능 구조 내에서 차별화된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어렵다.
2. 웹사이트의 전략적 우위
자체 웹사이트는 다음과 같은 강점을 가진다.
-
도메인 및 콘텐츠 자산의 소유권 확보
-
기능·디자인·구조의 맞춤화 가능
-
SEO(검색엔진 최적화) 전략에 유리
-
백업과 마이그레이션이 자유로움
-
광고, 커머스, 고객 데이터 연계 등 통합 운영 가능
-
플랫폼 변화와 무관한 장기적 운영 가능
3. 지속가능한 웹사이트 기반 운영 전략
기업과 브랜드는 단순한 ‘홈페이지 제작’이 아닌, 지속가능한 온라인 인프라 운영 전략을 설계해야 한다. 다음과 같은 방식이 권장된다.
-
WordPress등의 CMS 도입: 유지보수가 쉽고, 생태계가 크며, 다양한 확장 기능 제공
-
도메인 및 호스팅 직접 소유: 업체 의존도를 낮추고 데이터 접근성을 확보
-
모바일 반응형 구조 설계: 유입 사용자의 다변화에 대응
-
정기적 백업 및 보안 업데이트 체계화
-
SNS, 검색, 뉴스레터 등 외부 채널과의 연동 구조 구축
-
페이지 구조의 아카이브화 전략: 제품 소개, 인터뷰, 사례, 뉴스룸 등 장기 콘텐츠 중심 구조
4. 결론
플랫폼은 트렌드에 따라 성장과 쇠퇴를 반복한다. 이를 중심에 둔 비즈니스 전략은 서비스 변경, 알고리즘 개편, 이용자 이탈 등 외부 요인에 취약하다. 반면, 웹사이트는 기업이 직접 설계하고 운영하는 독립 자산이며, 축적된 데이터와 브랜드 경험을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기반이다.
따라서 기업은 플랫폼 활용을 보조 수단으로 삼고, 브랜드 중심의 웹사이트를 핵심 허브(Hub)로 전환하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단기 성과가 아닌, 브랜드의 ‘디지털 생존’을 위한 중장기적 전략이자 필수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