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 앞에 선다.
눈빛, 표정, 어깨의 무게.
눈에 보이는 외형은 익숙하지만,
내면은 여전히 묻는다.
“나는 누구인가.”
이 질문은 철학자들만의 것이 아니다.
이른 아침 눈을 떴을 때,
하루의 마지막 창밖을 바라볼 때
조용히 속삭이듯 떠오르는,
살아 있는 모든 이들의 질문이다.
우리는 이름을 갖고 있고,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역할도 많지만,
그것이 곧 ‘나’는 아니다.
그건 껍질일 뿐,
속살은 하루하루를 어떻게 살았는가에 달려 있다.
정체성은 돌처럼 단단하게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처럼
습관과 감정, 선택과 행동에 따라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형태를 바꾼다.
그렇다면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결국 이렇게 바꿔야 한다.
“나는 무엇을 반복하고 있는가?”
매일 무심코 꺼내는 말투,
반사적으로 선택하는 태도,
작은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방식,
그런 일상적 반복들이
우리가 누구인지를 말없이 증명해낸다.
“나는 부지런한 사람이야”라는 정체성은
하루에 5분 일찍 일어나는 행동에서 태어난다.
“나는 친절한 사람이야”라는 확신은
무심한 말 한 마디를 삼키는 순간에 자라난다.
그렇기에 정체성은 거창한 선언보다
작은 선택들의 총합이다.
물론 때로는
예전의 나에게 발목이 잡힌다.
과거의 실수, 부정적인 자기 이미지,
쌓이지 못한 시도들의 기억.
그 기억들은 “넌 원래 그런 애야”라고 속삭인다.
하지만 그것이 진실은 아니다.
그건 단지 오래된 경험이 남긴 습관일 뿐이다.
정체성은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다만 그 변화는 ‘오늘의 반복’에서 시작된다.
더 이상 ‘나는 이런 사람이야’라는 말로
나를 묶어두지 말자.
대신 이렇게 말해보자.
“나는 지금, 내가 되고 싶은 방향으로
하루를 만들고 있어.”
당신은 당신이 반복한 것으로 이뤄진다.
그 말이 두렵기보다 희망이 되기를 바란다.
왜냐하면,
그 반복을 지금 이 순간부터 다시 고를 수 있으니까.

블루에이지 회장 ·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Job談 -잡담할까요? 브랜딩, 마케팅, 유통과 수출 그리고 일상다반사까지 잡담하고 싶은 사업자, 창업자, 청년기업, 여성기업, 프리랜서 → E-mail: brian@hyuncheong.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