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세우면 마음도 일어난다자세 반듯하게 앉는다는 것의 의미

어깨가 안으로 말리고,
허리가 구부정하고,
시선이 바닥을 향할 때,
우리의 내면도 그 방향을 따라 내려앉는다.
자세는 단순한 신체의 모양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다.
몸이 웅크리면 마음도 작아지고,
몸이 반듯하면 정신도 곧아진다.

영화 〈헤어질 결심〉에서
형사 해준(박해일)은
살인사건의 용의자인 서래(탕웨이)에게 점점 이끌린다.
그 감정은 단순한 호기심도 아니고,
피상적인 외모에 대한 매력도 아니다.
해준은 묻는다.
“내가 왜 서래 씨를 좋아하는지 아느냐?”
그가 내놓은 답은 뜻밖이다.
“허리가 반듯해서.”

그 한마디에 담긴 의미는 깊다.
서래의 ‘허리’는 단지 신체의 곧음이 아니라,
비극 속에서도 흐트러지지 않으려는 자존,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겠다는 결연함,
그리고 삶을 견디는 방식의 은유다.
그 반듯함에 해준은 끌렸던 것이다.
고통을 구부리지 않고 받아내는 방식.
그것이 한 사람의 품위를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자세를 반듯하게 한다는 건
허리를 편다는 말이 아니다.
내 마음이 휘어지고 있지는 않은지,
내가 내 감정을 움켜쥔 채
고개 숙인 자세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은지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이다.

허리를 곧게 세우고,
시선을 들어 앞을 바라보면
생각이 또렷해지고
감정도 질서를 잡는다.
우리의 몸은 늘,
내가 어떤 태도로 삶을 대하고 있는지를
무언의 언어로 말하고 있다.

오늘 당신의 자세는 어떤가.
무언가에 지쳐 웅크리고 있지는 않은가.
지금 바로 허리를 세우고,
몸 안에서부터
당신의 무너졌던 마음을 다시 일으켜보자.

‘허리가 반듯한 사람’
그 말이 누군가에게
당신을 기억하게 하는 이유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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