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보니, 삶은 숫자처럼 깔끔하게 떨어지지 않았다.
‘이 사람에게 이만큼 마음을 줬으니 이만큼 돌아와야 해’,
‘이 일에 이만큼 시간과 돈을 들였으니 이만큼 결과가 나와야 해’
그렇게 수치를 매기고, 손익을 따지고, 정확히 맞아떨어지는 방정식을 꿈꾸었지만
인생은 늘, 어긋나고 흐트러지고, 허망하게 웃게 만들었다.
우리는 스스로를 회계사처럼 다룬다.
오늘 하루의 감정마저 입출금 내역처럼 따져가며
‘기쁨은 얼마나 들었고, 슬픔은 얼마나 남았는지’
감정조차 비용처럼 치부한다.
그러나 마음은 그렇게 계산되지 않는다.
때로는 단 한 줄의 위로가 천만 원짜리 강연보다 깊게 남고,
어느 날 문득 마주친 꽃 한 송이가
수백 번의 상담보다 가슴을 울린다.
느낀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증거다.
희열이건 분노이건, 설렘이건 외로움이건,
그 무엇이 되었든 감정이 지나가는 그 순간,
우리는 확실히, 인간이다.
인공지능이 아무리 정교하게 시뮬레이션해도
이 ‘느낌의 실재성’은 흉내 낼 수 없다.
계산은 이성이고, 느낌은 존재다.
우리는 논리로 설득되지만, 감정으로 움직인다.
삶은 전략이 아니라 체온이며,
계획이 아니라 체험이다.
물론, 모든 걸 다 내려놓으라는 말은 아니다.
밥벌이도 하고, 대출도 갚아야 하니까.
그러나 매순간을 이익/손해로 저울질하다 보면
결국 놓치는 건 ‘살아있음의 순간’이다.
때로는 손해 보자.
때로는 바보처럼 보이자.
그러나 확실히, 살아있자.
느끼는 대로 걷는 오늘이,
계산기 속 숫자보다 훨씬 따뜻하다는 것을
우리는 언젠가, 아니 어쩌면 오늘 바로
알게 될지도 모르니까.

블루에이지 회장 ·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Job談 -잡담할까요? 브랜딩, 마케팅, 유통과 수출 그리고 일상다반사까지 잡담하고 싶은 사업자, 창업자, 청년기업, 여성기업, 프리랜서 → E-mail: brian@hyuncheong.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