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사업이 지지부진할까? (1)과거의 성공이 현재를 막는다

왜 사업이 지지부진할까? (1)<span style='font-size:18px;display: block;'>과거의 성공이 현재를 막는다

성공한 경험이 자산이 되는 시대는 끝났다.
이제는 그 경험이야말로 혁신의 방해물이 되고, 관성이 가장 무서운 적이 된다.

수출을 한다는 소식은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동남아 시장에서 K-뷰티가, 중동에서 K-푸드가, 유럽에서 K-리빙이 붙티나게 팔린다는 뉴스가 쏟아진다. 그런데 정작 현장에서 뛰고 있는 우리는 문득 의문을 품게 된다.
“왜 우리는 기회를 못 잡고 있는 걸까?”

우리 회사는 제품도 괜찮고, 공정도 안정적이며, 개발자와 연구진의 역량도 충분하다. 해외 거래도 해봤고, 유통도 경험이 있다. 그런데 왜 지금은 그 모든 것이 오히려 묶이는 느낌일까?

이 글은 그 원인을 마케팅과 사업구조, 그리고 우리가 가진 ‘경험의 관성’에서 찾고자 한다.

1. 마케팅은 변화했지만, 우리는 그대로다 – 5A의 관점

코틀러의 5A 마케팅 모델은 고객의 여정을 인지(Aware) – 호감(Appeal) – 질문(Ask) – 행동(Act) – 옹호(Advocate)로 나눈다. 과거의 마케팅은 제품을 알려서 팔기만 하면 됐다. 그러나 지금은 제품을 ‘사고 나서도’ 브랜드를 기억하게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인지-구매’만을 고려한다. 바이어에게 샘플을 주고, 계약서를 보내고, 납품만 하면 끝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고객은 그 이후부터 질문을 시작한다. AS는? CS는? 브랜드 정체성은? 리오더가 가능한가?

소비자 중심 사고로 전환하지 않으면, 제품력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문제는 ‘과거 방식으로 마케팅을 해도 팔렸던’ 시대의 기억이 지금의 의사결정에 스며들어 있다는 것이다.

2. 4P가 아니라 4R이 기준이 되는 시대

Product(제품), Price(가격), Place(유통), Promotion(프로모션).
과거에는 이 네 가지가 마케팅의 중심이었다. 그래서 기업은 제품을 개발하고, 유통망을 확보하고, 전시회에 나가면 기회가 왔다. 그런데 지금은 R 시대다.

  • Relevance: 이 브랜드가 지금 이 시장에서 의미가 있는가?
  • Response: 고객의 반응에 얼마나 민감하게 대응하는가?
  • Relationship: 단발성 거래가 아니라, 관계를 어떻게 유지하는가?
  • Return: 단순 수익이 아니라, 사회적·정서적 가치로 돌아오는 것이 있는가?

바이어들은 제품 가격만 보지 않는다.
지속 가능성, 시장 커뮤니케이션, 브랜드 신뢰도 등 ‘관계 기반 지표’를 살핀다. 그런데 많은 한국 기업은 여전히 ‘좋은 물건’이 전부라고 믿는다. 이 믿음이 사업을 지지부진하게 만든다.

3. 경험의 역설 – 과거의 성공이 현재의 장애물

과거에 대기업과 납품을 해봤다는 사실, 과거에 OEM 수출을 해봤다는 자신감, 과거에 전시회에서 성과를 냈다는 이력.
이 모든 것들이 지금 사업을 늦추고 있다면?

우리는 종종 그 성공의 기억으로 현재를 판단한다. “이 방식이 예전에는 먹혔는데”, “지금도 그렇게 하는 데가 많다”, “한 번은 그렇게 해서 수출했잖아.”
하지만 지금은 ‘제품’이 아니라 ‘구조’가, ‘유통’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이 중심이 되는 시대다.

사업이 지지부진한 이유는 능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다.
방식이 낡았기 때문이다.

4. 기본이 안된 회사가 수출을 꿈꾼다?

수출 상담을 요청받아 업체를 연결했을 때, 마주친 현실은 처참하다.
제안서 하나 없고, 영문 회사 소개서도 없고, 한국어로 된 홈페이지도 10년 전 디자인 그대로다. 제품은 좋은데, 그걸 말해주는 구조가 없다.

지금은 마케팅 = 구조의 언어화다.
홈페이지, PDF 브로셔, SNS 채널, 콘텐츠 영상, 응답속도, 리뷰, 후기, 리오더 시스템…
모든 것이 브랜드를 구성하고 고객 여정에 참여한다.

제품이 아무리 좋아도, 언어가 없으면 팔리지 않는다.
그 언어란 영어가 아니라 브랜드의 ‘구조화된 신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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