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비행기를 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중심을 다시 느끼는 일이다.
언제부턴가
일정은 쌓이고,
말은 많아지고,
감정은 납작해졌다.
그럴 때,
삶의 온도를 회복하기 위해
우리는 여행을 떠난다.
여행은 현실을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현실을 다시 바라보는 방식이다
일상이 뿌옇게 흐려질 때,
관계의 감도가 떨어질 때,
자신의 목소리가 안 들릴 때
다시 나를 만나기 위해
공간을 바꾸는 것이 여행이다.
그곳이 어딘지는 중요하지 않다.
달라지는 건 장소가 아니라
내가 머무는 시선과 감각,
그리고 그 안의 리듬이다.
여행은 나를 느리게 만든다
떠나면
시간이 달라진다.
속도에 쫓기던 발걸음이 느려지고,
주변의 디테일이 보이기 시작한다.
햇살의 온도,
공기의 밀도,
사람들의 눈빛.
모든 것이 감각의 언어로 돌아온다.
이 느림 속에서
삶은 다시 입체감을 얻고,
의미는 두께를 갖는다.
진짜 여행은,
계획보다 감각이 앞서고,
경로보다 우연이 더 소중하다
계획된 목적지만 찍고 오는 여행은
기억에 오래 남지 않는다.
그 대신
길을 걷다 마주친 골목,
말 없이 눈 마주친 현지인,
문득 멈춰 바라본 노을—
그 모든 우연 속에
예기치 않은 내 마음의 단면이 담긴다.
여행은
예정된 감동이 아니라,
일상의 프레임을 벗어났을 때
비로소 찾아오는 사유의 순간들로 채워진다.
여행이 삶을 바꾸지는 않는다.
그러나,
삶을 바꾸는 감각은 언제나 여행 중에 일어난다
타인의 언어를 들으며,
다른 문화를 마주하며,
나와 전혀 다른 환경 속에서
문득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여겼던 것들을
다시 의심하게 되는 순간이 온다.
그 순간,
삶의 관성이 깨어지고
내 사고는 부드러워진다.
그건 새로운 것을 안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을 얻은 것이다.
여행은 결국 돌아오기 위한 것이다
세상을 보기 위해 떠났지만,
돌아와 나를 더 잘 보게 되는 것이
여행이다.
머무는 자리의 의미가 달라지고,
익숙했던 사람의 소중함이 커지고,
평범한 아침의 햇살에도 감탄하게 된다.
이제야 삶이 나를 반긴다.
여행을 다녀온 내가,
이제 다시 삶을 맞이한다.
여행은 단지 움직임이 아니다.
그건 생의 감각을 되찾는 행위이며,
삶에 다시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다.
그래서
여행하는 사람은
더 단단해지고,
더 다정해지며,
더 깊어진다.

블루에이지 회장 ·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Job談 -잡담할까요? 브랜딩, 마케팅, 유통과 수출 그리고 일상다반사까지 잡담하고 싶은 사업자, 창업자, 청년기업, 여성기업, 프리랜서 → E-mail: brian@hyuncheong.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