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릴 적부터 ‘착하게 살아야 한다’, ‘남에게 피해 주지 마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다. 그런데 정작 묻고 싶다. 왜 그래야 하지? 도덕은 그냥 다수가 만든 관습일까, 아니면 우주의 법칙처럼 불변하는 어떤 진리가 있는 걸까?
이 질문을 두고, 두 명의 거대한 철학자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걸어갔다. 칸트는 도덕을 우주의 중심에 세우고, 니체는 그 도덕의 기둥을 뽑아버렸다.
칸트: “도덕은 이성의 명령이다”
임마누엘 칸트는 ‘도덕은 절대적이다’라는 입장을 가장 철저하게 지켜낸 철학자였다. 그는 도덕을 인간 내면의 이성적 명령, 곧 정언명령(Kategorischer Imperativ)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본다.
“네 행위의 준칙이 보편적 법칙이 될 수 있도록 행위하라.”
이 말은, 나의 행동 기준이 모두에게 적용되어도 정당한가를 묻는 것이다. ‘남을 속여도 되나?’라고 물었을 때, 그것이 보편화될 경우 사회가 유지될 수 없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칸트는 감정이나 결과가 아닌 의무와 원칙을 도덕의 기준으로 삼는다.
칸트에게 도덕은 우주의 법칙처럼 변하지 않는 진리다. 국적, 시대, 종교, 문화가 달라도 인간은 모두 이성적 존재이기에 같은 도덕 법칙을 따라야 한다. 도덕은 주관의 문제가 아닌, 이성의 형식논리다. 그는 도덕을 신이 아닌, 자유로운 이성의 자율적 판단으로부터 끌어냈다. 이 지점에서 근대의 도덕철학은 태동한다.
니체: “도덕은 약자의 복수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칸트와 정반대의 세계를 보여준다. 그는 말한다.
“도덕은 힘 없는 자가 강한 자를 억제하기 위해 만든 허구다.”
니체는 도덕이란 결국 노예의 도덕(Moral of the Slaves)이라고 본다. 강한 자가 자신의 힘을 자유롭게 행사하지 못하도록, 약자가 규범을 만들어내고 그것을 ‘선’이라 부른 것이다. 따라서 선과 악은 절대적인 진리가 아니라, 권력의 산물이다.
예컨대, 고대 귀족 계급은 정직과 고결함, 자기긍정, 삶에 대한 애정을 ‘선’이라 보았지만, 유대-기독교 전통은 겸손, 자기희생, 복종, 자비를 ‘선’으로 내세우며 이들의 욕망과 권위를 억압했다. 니체는 이것을 “가치의 전도(Umwertung der Werte)”라 불렀다. 그는 이 거대한 위선을 폭로하고, 새로운 인간형인 초인(Übermensch)의 윤리를 설파한다.
니체에게 도덕은 생명의 흐름을 억제하는 형이상학적 족쇄다. 그것은 절대가 아니라 상대적이고 역사적이며 권력적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기존의 도덕을 의심하고, 넘어서야 한다.
칸트 vs. 니체, 둘 중 누구의 편에 설 것인가?
칸트는 말한다. “인간은 감정과 본능의 존재가 아니라 이성의 주체다. 모든 사람은 도덕적으로 대우받아야 하며, 그것은 인간의 존엄을 위한 원칙이다.”
니체는 반문한다. “그 도덕이 정말 인간을 자유롭게 만들었는가? 혹은 순응하고 위선적인 존재로 만들었는가?”
한 사람은 질서와 존엄을 말하고, 다른 한 사람은 생명력과 해방을 말한다. 칸트는 모두에게 적용되는 형식적 정당성을, 니체는 각자에게 고유한 힘의 윤리를 말한다.
어느 철학이 더 현실적인가?
오늘날 우리는 여전히 칸트의 도덕 안에서 교육받는다. 인권, 법률, 민주주의는 칸트의 도덕철학 위에 세워졌다. 하지만 사회는 니체의 말처럼, 도덕이라는 이름 아래 권력 게임이 벌어지고 있음도 드러내고 있다.
가령, 어떤 정치인이 도덕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권력을 남용한다면, 그는 칸트를 빙자한 니체적 현실을 보여주는 셈이다. 혹은, 자신이 약자라는 점을 내세우며 타인을 공격하는 사람 역시, 니체가 경고한 도덕의 ‘복수적 기능’을 구현하는 것일 수 있다.
질문은 다시 우리에게 돌아온다
도덕은 절대적인가, 상대적인가?
그보다 더 중요한 질문은 이것이다.
당신은 어떤 도덕을 선택하고 있는가?
그것은 타인을 억제하기 위한 무기인가,
아니면 자기 삶의 기준인가?
필요하시면 이 주제로 연장된 글(블로그용 에세이, 강의노트, 토론문 등)도 추가 작성해 드릴까요?

블루에이지 회장 ·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Job談 -잡담할까요? 브랜딩, 마케팅, 유통과 수출 그리고 일상다반사까지 잡담하고 싶은 사업자, 창업자, 청년기업, 여성기업, 프리랜서 → E-mail: brian@hyuncheong.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