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은 모순의 연속이다.
꾸준해야 한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서는 과감히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안정이 중요하다.
하지만 거기에만 안주하다가는 도태된다.
미래를 위해 투자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가 바닥이라면 그 투자조차 공허하다.
결국 사업은, 버리고 유지하고 심고 따는 일이다.
이 모든 것이 동시에 가능해야 한다.
타이밍과 균형이 전부를 결정한다.
많은 이들이 하나만 옳다고 착각한다.
안정에 집착하거나, 혁신에 몰입하거나, 아니면 헛된 열정에 몸을 던진다.
하지만 진짜 지혜로운 사업가는 알고 있다.
“모든 것은 균형 속에서만 의미가 있다”는 걸.
그래서 이 네 가지 개념을 동시에 이해하고 운용할 줄 알아야 한다.
1. 캐시카우 — 안정의 기반, 생존의 전제
캐시카우는 말 그대로 현금이 꾸준히 들어오는 사업 모델이다. 월급일수도 있고, 월세처럼 고정수익을 만들어주는 부동산, 반복구매를 일으키는 생활 필수 소비재, 혹은 특정 분야에서의 독점적인 서비스도 이 범주에 속한다. 여기서 중요한 건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는 게 아니다. 일정하고 예측 가능한 수익이 존재하는가? 이 질문에 답할 수 없다면, 그 사람의 일상, 나아가 그 사업은 기반부터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캐시카우가 있어야 당신은 실험도 할 수 있고, 투자도 할 수 있고, 심지어 실수도 할 수 있다. 캐시카우 없는 사업은 숨 쉴 구멍이 없는 수조에 금붕어를 키우는 일이다. 결국 질식한다.
2. 돈나무 — 심고 가꾸는 시간의 기술
돈나무는 지금은 수익이 없지만, 미래의 캐시카우나 별따기가 될 가능성 있는 사업이다. 초기엔 적자다. 돈도 시간도 경우에 따라서는 사람도 들어간다. 하지만 시장의 변화, 기술의 성숙, 인식의 전환이 이루어질 때 이 돈나무는 자기만의 생태계를 만들고 열매를 맺는다. 문제는 많은 사업가들이 즉시 결과를 원한다는 점이다. 우리는 인스턴트 시대에 살고 있다. 3분이면 라면이 익고, 클릭 한 번이면 원하는 것을 살 수 있다. 하지만 진짜 가치 있는 것들은 시간이 필요하다.
아마존의 제프 베조스는 20년 넘게 손실을 감수하며 미래에 투자했다. 사람들은 그를 미쳤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그의 ‘미친’ 투자가 세상을 바꿨다.
돈나무를 키우려면 농부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올해 심은 나무가 내년에 열매를 맺지 않는다고 포기하지 않는 마음 말이다.
그래서 진짜 돈나무는 이율배반적으로 생긴다.
“이거 지금은 안 돼. 하지만 느낌 있어.”
이 불확실성을 견디는 게 핵심이다. 이걸 견디지 못한 사람은 항상 캐시카우에만 안주하다, 트렌드를 놓치고 결국 개털이 된다.
3. 별따기 — 준비된 자에게 오는 찬란한 불확실성
별따기는 폭발적인 기회와 수익을 뜻한다. 한 번의 제휴, 한 번의 언론 노출, 한 번의 입소문으로 수천 수억이 들어오는 일도 있다. 별따기는 예측 불가능한 기회다.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시장 변화, 새로운 트렌드, 혁신적 기술의 등장 등이 만들어내는 폭발적 성장 가능성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별따기를 ‘목표’로 삼아버린다. 유튜브와 블로그, SNS에는 누군가의 별따기를 누구나 적은 노력으로 무자본 혹은 소자본으로 할수 있는 것 처럼 말한다. 물론 과거와는 다르게 기회는 넓어졌고, 가능성은 넓어졌고, 투자는 줄어들었다.
하지만 별따기를 누구나 할수 있는 것처럼 믿고 움직이는건 오히려 위험하다.
별따기는 과정이 아니라 결과다. 그 자체를 목적으로 삼는 순간, 당신은 허공을 향해 사다리를 놓고 있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창궐했을 때를 떠올려보자. 많은 기업이 무너졌지만, 어떤 기업들은 오히려 급성장했다. 줌, 넷플릭스, 아마존 등이 그 예다. 이들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능력을 보여줬다. 하지만 별따기의 함정은 도박의 유혹이다. 한 번의 성공에 취해 무모한 투자를 반복하다가 모든 것을 잃는 경우가 많다. 마치 카지노에서 한 번 크게 따고 나서 계속 베팅하다가 탕진하는 것과 같다.
별따기는 전체 포트폴리오의 일부여야 한다. 전부를 걸어서는 안 된다. 당신은 지금 어떤 별을 바라보고 있는가? 그래서 별따기는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에게만 허락된다. 운은 주어지는 게 아니다. 운은 준비의 결과로서, 우연히 얼굴을 드러내는 실력의 그림자다. 당신은 지금 별을 딸 준비가 되어 있는가?
4. 개털 — 놓지 못한 헛된 환상
개털은 무엇인가? 개털은 과거의 유령이다. 한때는 잘나갔지만 이제는 더 이상 가치가 없는 사업 영역이다. 애지중지 쓰다듬던 개털은 빠지는 순간 아무짝에도 쓸모 없고, 오히려 옷과 집안 환경을 망가트린다. 이미 수명을 다한 사업, 시장이 등을 돌린 아이템, 트렌드에서 멀어진 습관, 낡은 기술, 시대에 뒤떨어진 제품, 비효율적인 시스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문제는 사람들이 개털을 버리지 못한다는 점이다. 매몰비용 오류에 빠져 이미 투자한 돈이 아까워서 계속 붙잡고 있는 것이다. 마치 고장 난 자동차를 계속 수리하면서 “이미 이만큼 들였는데…”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정으로 시작해, 애증으로 끌고 가며, 결국 사업을 질식시키는 존재.
특히 조심해야 할 건 ‘캐시카우였던 것이 어느 순간 개털이 되는 순간’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전엔 고정 수익이 있었고, 브랜드 가치도 있었다. 하지만 세상은 변했고, 고객은 떠났으며, 당신만 과거에 머물러 있었다.
심리학자 다니엘 카너먼은 이를 손실 회피 성향이라고 불렀다. 사람들은 이익을 얻는 기쁨보다 손실을 보는 고통을 더 크게 느낀다. 그래서 개털을 버리지 못하고 계속 끌고 간다. 하지만 생각해보라. 썩은 사과 하나가 전체 바구니를 망칠 수 있다. 개털도 마찬가지다. 하루라도 빨리 정리해야 한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붙잡고 있는가?
개털을 유지하는 건 미련이다.
사업은 애착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
사업은 끊임없이 자기 아이템을 의심하고, 버릴 줄 아는 사람이 하는 것이다.
순서의 역설: 기본 없는 꿈은 신기루일 뿐
가장 큰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순서를 뒤바꾼다는 점이다. 캐시카우도 없이 돈나무를 심고 별을 따려고 한다. 마치 집의 기초도 없이 옥상정원을 꾸미려는 것과 같다. 성공한 기업들을 보라. 삼성은 먼저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한 후 반도체에 투자했다. 구글도 검색 광고로 안정적인 수익을 낸 후 자율주행차, AI 등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기본이 없으면 모든 계획은 모래성이 된다. 파도 한 번에 무너져버린다. 당신의 기반은 얼마나 튼튼한가?
사업은 춤과 같다.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앞으로, 때로는 뒤로. 중요한 것은 리듬을 잃지 않는 것이다. 헤라클레이토스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발을 담글 수 없다”고 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한다. 하지만 변화 속에서도 변하지 않는 원칙이 있다. 그것은 바로 균형이다. 캐시카우로 안정성을 확보하고, 돈나무로 미래를 준비하며, 별따기로 기회를 포착하고, 개털을 과감히 버리는 것. 이 네 박자를 조화롭게 연주할 때 비로소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다.
요약하자면,
사업은 네 가지 축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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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카우는 오늘을 지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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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나무는 내일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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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따기는 기회가 되었을 때만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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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털은 버려야 한다.
이 네 가지를 동시에 다룰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중요한 건, 적절한 타이밍에 개털을 털어내고, 캐시카우를 유지하면서, 돈나무에 꾸준히 투자하는 균형감각이다. 기본 없이 별부터 따려는 사람들, 그들은 결국 공중에 뜬 성을 짓고, 잿더미를 남긴다.
기본은 캐시카우다. 필수는 돈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이다. 트렌드를 감지하며, 미래를 예감하고, 현실의 돈과 시간을 관리하는 사람만이 별을 딸 수 있다.
사업은 캐시카우(안정 수익), 돈나무(중장기 투자), 별따기(기회 수익), 개털(퇴물 혹은 미련)로 구성된다. 캐시카우는 생존의 기반이며, 돈나무는 미래의 성장 동력이다. 별따기는 준비된 자에게만 허락되고, 개털은 냉정히 정리해야 한다. 이 네 가지를 동시에 다룰 수 있는 지혜와 타이밍 감각이야말로 지속 가능한 사업의 핵심이다.
이러한 원칙은 사업뿐만이 아니다. 삶과 관계에도 적용된다.

블루에이지 회장;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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