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 않는 시대에, 묻는 사람으로 산다는 것지식은 암기가 아니라, 질문하는 방식이다

교실에서 손을 든 아이는
곧잘 “그건 시험에 안 나와”라는 말에 꺾인다.
회의에서 질문한 사람은
“자료를 좀 더 보고 오지 그랬냐”는 눈총을 받는다.
SNS에서 문제를 제기한 이는
“너는 뭘 그렇게 잘났냐”는 비난에 둘러싸인다.

그리하여 우리는 천천히, 그러나 철저히
‘질문하지 않는 인간’이 된다.

지식이란 무엇인가.
많이 아는 것인가, 많이 외운 것인가?
하버드대 철학자 힐러리 퍼트넘(Hilary Putnam)은 말했다.
“모든 앎은 언제든 도전받을 수 있을 때에만 진짜 지식이다.”
즉, 지식은 완성형이 아니라 ‘열린 구조’다.
답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갱신하는 기술이다.

그런데 우리는 묻는 것을 두려워한다.
무지한 사람처럼 보일까 봐,
시끄럽다고 여겨질까 봐.
질문은 곧 ‘나의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질문이야말로
생각하는 사람의 유일한 무기다.
질문 없는 지식은 침묵의 박제다.
질문 없는 사회는 성장 없는 정체다.
질문 없는 개인은 결국 타인의 말에만 기대는 존재다.

지식은 무엇을 외웠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의심했느냐로 드러난다.
좋은 질문은 언제나 위험하다.
기존의 합의와 안락함을 흔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로 그 흔들림이
우리의 사유를 앞으로 밀어낸다.

당신은 오늘,
무엇을 묻고 있는가?
그리고, 묻는 당신을 향한 불편한 시선 앞에서
멈추지 않을 용기는 있는가?

질문은 불편함을 만드는 기술이고,
지식은 그 불편함을 감내하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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