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 본능은 감정이 아니라 책임에서 비롯된다사랑을 지킨다는 것, 나를 지킨다는 것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베르테르는 샤를로테를 뜨겁게 사랑했지만,
그 사랑은 결국 파멸로 끝났다.
그의 감정은 순수했고,
고백은 치열했으나
그는 ‘지키는 사랑’이 아닌,
‘소유하고픈 사랑’의 늪에 빠져 있었다.

사랑은 감정이 아니다.
감정은 시작일 뿐,
그 이후는 책임, 태도, 거리의 기술이다.

우리는 “사랑해”라는 말을 쉽게 한다.
그러나 “지킬게”라는 말은
훨씬 무겁고 어렵다.
왜냐하면,
그 말엔 시간이 필요하고,
기술이 필요하고,
자기절제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사랑을 지킨다는 건
누군가를 위해 헌신하는 동시에
자신을 해치지 않는 방식으로
서로를 존중하는 일이다.

자신을 지킨다는 건
혼자 살아남는 기술이 아니라,
누군가와 함께 있기 위해
내 안의 경계를 분명히 하는 것이다.

지키지 못한 사랑의 대부분은
감정의 결핍이 아니라
자기 관리의 실패에서 시작된다.

감정에 휘둘리면
사랑은 질식한다.
자기 존중 없이 하는 사랑은
언젠가 무너진다.

『도덕경』에 이런 말이 있다.
“자신을 이긴 자가 가장 강한 자다.”
사랑도 마찬가지다.
자기 안의 불안, 질투, 욕망,
그 어지러운 감정들을 다스릴 수 있을 때,
비로소 우리는
누군가의 곁을 지킬 자격을 갖는다.

당신은 지금,
누군가를 지키고 있는가?
그를 지키느라
자신을 잃고 있진 않은가?

사랑은 둘 중 하나만이 살아남는 게임이 아니다.
둘 다 건강하게, 온전히,
함께 살아가는 기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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