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나르도 다빈치는 해부학 스케치 옆에 이런 메모를 남겼다. “육체는 혼이 잠시 머무는 성전(聖殿)이다.” 붓으로 그린 장기와 근육의 곡선을 따라가다 보면, 그는 건축가처럼 몸의 구조를 이해하려 했다. 그에게 건강은 미학이었고, 기능이었고, 과학이었다.
우리는 매일 이 집 안에서 눈을 뜬다. 잠에서 깨어나면 관절이 삐걱이고, 계단을 오르면 숨이 찬다. 그때야 비로소 깨닫는다. 보증기간이 없는 집을 우리는 평생 무상으로 임대받았다는 사실을. 그런데도 수리 일정은 늘 뒤로 밀린다. 바쁘다는 이유로, 내일도 몸이 버텨줄 거라는 막연한 낙관으로.
고전의 의사 히포크라테스는 “걷는 시간만큼 수명은 연장된다”고 말했다. 걷기는 가장 손쉬운 공사다. 뼈와 근육, 혈관과 폐포를 동시에 점검하는 전신 리모델링. 30분만 투자해도 집 안 구석구석이 환기된다. 운동에 거창한 장비가 필요한 건 아니다. 흐트러진 자세를 바로잡고, 어깨 한 번 돌리고, 계단 두 세 층을 걸어 오르는 것만으로도 집은 스스로 제 자리를 찾아간다.
하지만 운동이 전부는 아니다. 건물 관리인은 청소도 하고, 자재도 점검한다. 우리에게는 수면과 영양이 그 역할을 대신한다. 무너진 생체 리듬이야말로 금 간 기둥이다. 단열재 없는 집이 겨울을 견딜 수 없듯, 불규칙한 잠과 끼니는 면역이라는 난방을 꺼뜨린다. 운동과 휴식, 활동과 정적이 균형을 이룰 때 몸이라는 구조물은 비로소 탄탄해진다.
운동이 괴로운 이유는 ‘지금 당장’ 성과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건축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벽돌 한 장씩 쌓는 시간이 필요하다. 오늘 하는 스쿼트 열 번, 물 한 잔, 밤 11시의 취침. 이 작은 반복이 기초 공사가 된다. 시간이 흘러도 무너지지 않는 골조는 습관의 콘크리트로만 세울 수 있다.
당신의 몸은 어떤 상태인가. 건물 외장재에 금이 가기 전에, 미세한 균열을 알아차릴 감각이 깨어 있는가. 오늘 하루쯤은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걸어보라. 점심시간 10분을 걷기에 내보라. 그 사소한 결정이 당신의 ‘집’을 연장하는 복리이자가 된다.
몸이 무너지면, 그 안에 사는 정신도 비를 맞는다. 운동하고, 챙겨라. 우리는 철거할 수 없는 집에서 평생 살아야 하니까.
나를 위한 글.

블루에이지 회장;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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