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智) ― 분별과 통찰의 나침반지혜는 남는다

지혜란 무엇일까. 흔히 우리는 지식을 많이 아는 것을 지혜라 착각한다. 그러나 실제로 지혜는 아는 것보다 ‘구별할 줄 아는 힘’에 가깝다. 옳고 그름을 분별하고, 급한 것과 중요한 것을 나누며, 순간의 감정과 오래 남을 가치를 헤아릴 줄 아는 힘. 그것이야말로 삶의 나침반이 된다.

지혜로운 사람은 모든 답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스스로 모르는 것을 아는 사람이다. 그래서 성급히 단정하기보다 질문을 남기고, 쉽게 화내기보다 한 번 더 곱씹는다. 지혜는 확신의 목소리보다 망설임의 침묵 속에서 더 자주 자란다.

우리의 일상은 끊임없는 선택의 연속이다. 아침에 어떤 표정을 지을지부터, 오늘 하루를 어떤 태도로 살아낼지까지. 그 작은 선택들이 모여 인생의 결이 된다. 지혜는 이 선택의 순간마다 방향을 짚어주는 조용한 손가락 같다. 그것이 없으면 우리는 화려한 지식을 쌓고도 길을 잃는다.

나이가 들수록 깨닫는다. 지혜는 먼 곳에 있지 않다. 부모의 주름진 얼굴, 아이의 천진한 질문, 길가의 풀 한 포기에도 지혜는 숨어 있다. 다만 그것을 알아볼 마음의 눈이 필요할 뿐이다. 지혜란 결국, 세상을 깊이 사랑하고 사람을 존중하는 태도에서 비롯된다.

살아가며 우리가 가장 지켜야 할 것은 권력도, 재산도, 명예도 아니다. 그것들은 때가 되면 사라진다. 그러나 지혜는 남는다. 남들에게 길을 비춰주고, 나 자신을 지켜내는 등불로.



지혜는 많은 것을 아는 힘이 아니라, 옳고 그름을 가르는 분별과 오래 남을 가치를 보는 통찰이다. 확신보다 망설임 속에서, 지식보다 존중 속에서 자란다. 사라지는 명예와 재산보다 지혜는 남아 우리의 길을 비추는 등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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