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勇) ― 두려움 속에서 피어나는 힘알면서도 하지 않으면 무용지물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다. 오히려 두려움을 인정하면서도 발을 내딛는 힘이다. 겁이 나서도 해야 할 말을 하고, 손이 떨려도 지켜야 할 자리를 지키는 것. 그것이 진짜 용기다.

세상은 흔히 용기를 ‘큰소리 치는 것’으로 오해한다. 그러나 목소리를 높이는 것보다, 끝까지 묵묵히 견디는 쪽에 더 큰 용기가 있다. 고난 앞에서 포기하지 않는 사람, 남들이 외면할 때 손을 내미는 사람, 불의 앞에서 홀로 서는 사람. 그들의 침묵은 어떤 함성보다 무겁다.

용기는 성격에서 오지 않는다. 누구나 두려움 앞에 작아진다. 그러나 마음속에 지켜야 할 가치가 있으면, 그 가치는 두려움보다 더 단단한 뿌리가 된다. 가족, 신념, 양심 같은 것들. 그래서 용기는 본능이 아니라 선택이다. 한 번의 선택이 또 다른 용기를 낳는다.

우리 삶에도 매일 작은 용기가 필요하다. 오늘 사과할 용기, 내 잘못을 인정할 용기, 어제의 나와 다른 길을 걷는 용기. 그것이 모여 인생의 큰 전환을 만든다. 역사는 거대한 용기들의 기록 같지만, 사실 그 뿌리는 일상의 작은 결심에서 비롯된다.

결국 용기는 두려움을 없애는 기술이 아니라, 두려움을 품고 나아가는 태도다. 용기를 낸 사람은 쓰러질 수도 있지만, 그 쓰러짐마저 다른 이에게 길이 된다. 그래서 용기의 흔적은 오래 남는다.

두려움 없는 삶이 아니라, 두려움 속에서도 내딛는 발걸음이 진짜 용기다. 큰소리보다 묵묵한 선택이 세상을 바꾼다. 용기는 본능이 아니라, 매일의 결심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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