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것의 위로, 작은 것의 힘콩 한쪽이 주는 정(情)

작은 것의 위로, 작은 것의 힘<span style='font-size:18px; display: block; margin-top:0px; margin-bottom:4px;'>콩 한쪽이 주는 정(情)</span>

커피 한모금으로 아침의 흐릿한 기분이 맑아진다. 콩알 반쪽만한 알약으로 열도, 두통도, 두드러기도 잠잠해진다. 참 신기하다. 그렇게 작고 가벼운 것 하나가 사람의 온 하루를 바꾸기도 한다.

옛말에 ‘콩 한쪽도 나눠 먹는다’는 말이 있다. 배가 고프던 시절, 없는 사람들끼리 마음을 나누던 방식이다. 손에 쥔 것이 많아서가 아니라, 마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나눔이다. 때론 반쪽짜리 콩 하나가 밥 한 그릇보다 더 깊은 정을 품고 있었다.

지금도 그런 순간은 있다. 누군가 말없이 건넨 커피 한 잔. 잠깐 쥐어준 핫팩 하나. 혹은 “괜찮아?”라는 짧은 안부. 거창하지 않지만 깊게 닿는 것들. 그건 물질이 아니라 마음이고, 위로의 형체다.

사람은 본디, 큰 것으로 감동받기보다 작은 것으로 무너진다. 그리고 다시 작은 것에 의해 회복된다. 사랑도, 신뢰도, 정이 그렇다. 큰 선물보다 작은 기억 하나. 긴 편지보다 짧은 응원 하나. 우리가 살아가는 건, 그런 작고 조용한 온기 덕분인지도 모른다.

콩 한쪽도 나눌 줄 아는 마음이, 오늘 하루를 견디게 한다. 작은 것의 위로는 결코 작지 않다.

하루 종일 지끈거리던 두통이 아내가 건넨 콩알만 한 약 한 알로 씻은 듯 나았다.

고맙다, 정(情)이든 약(藥)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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