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필즈상(Fields Medal)은
수학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 40세 이하의 수학자에게 수여되는
세계적인 권위의 상이다.
2022년, 한국인 최초로 이 상을 수상한 이는
프린스턴 대학교 교수이자 고등과학원 석학교수인 허준이였다.
그는 복잡한 수식보다 단순한 태도로 더 많은 것을 증명해낸 사람이다.
인터뷰 프로그램인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한 그는
자신의 일상과 사고방식을 담담히 들려주었다.
그 말들은 철학이라기보다 생활이었고,
이념이라기보다 습관에 가까웠다.
첫째, 그는 매일 같은 옷을 입는다고 했다.
옷을 고르는 데 들이는 에너지를 줄이기 위해서다.
셔츠와 단정한 바지.
복잡한 선택을 줄이면
집중할 수 있는 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쓸 수 있다는 태도였다.
둘째, 같은 음식을 반복해서 먹는다는 점도 인상 깊었다.
음식에서의 간결함 역시 삶의 효율로 이어진다.
식사의 기쁨보다는, 그 시간 이후 펼쳐질 사고의 깊이에
마음을 더 쓰고 싶다는 태도가 엿보였다.
셋째, 그는 일상의 구조 자체를 단순화했다.
정해진 시간에 기상하고, 같은 시간에 연구하며,
일상의 틀을 고정해 그 안에서 자유롭게 사고한다.
루틴은 반복이 아니라 질서이며,
그 질서 속에서 사고의 밀도가 높아진다.
넷째, 그는 자기 자신에게 친절할 것을 강조했다.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스스로를 몰아붙이는 대신 받아들이고,
쉬어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실패를 견딜 수 있는 사람은
대체로 자기 자신에게 관대한 사람이라는 통찰이 담겨 있었다.
마지막으로, 허 교수는 근거 없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성과가 없을 때조차도
자신의 가능성을 스스로 믿어주는 태도.
그 믿음이 비현실적으로 보일지라도,
자기 확신이야말로 불확실한 상황을 견디게 해주는
내면의 구조라는 사실을 조용히 일러주었다.
그의 다섯 가지 태도는 결코 요란하지 않았다.
그러나 들여다볼수록 깊은 여운을 남긴다.
허준이라는 이름보다,
그가 가진 삶의 리듬과 방향이 오래 기억되는 이유다.
반듯한 태도는 흉내 낼 수 없고,
단정한 삶은 설명 없이도 전해진다.
허준이 교수는 그 사실을 수식 없이 증명한 사람이다.

블루에이지 회장; 콘텐츠 기획자 ·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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