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s Blog
이곳은 사유(思惟)의 여정을 기록하는 공간입니다.
하루의 감정, 삶의 질문, 신앙의 균형, 말과 글의 무게—그 모든 것들이 작은 단상으로 쌓여 한 꼭지의 글이 됩니다.
때로는 성찰로, 때로는 위로로, 당신의 하루에 조용히 스며드는 문장들이 있기를 바랍니다.
물 위에 비친 달은 손으로 잡을 수 없다.결국 잘 살아낸 시간
결과는 해명보다 강하고, 증거보다 깊으며, 소문보다 오래 간다. 결과는 그 어떤 말보다 선명하게 한 사람의 궤적을 증명한다. 때문에 흔들리는 말들 앞에서 자신을 방어하는 가장 단단한 방식은, 더 나은 결과를 만드는 일이다. 더 명료한 태도로, 더 분명한 성과로, 결국 ‘잘 살아낸 시간’만이 가장 조용한 설득이 된다...
구덩이를 만났을 때기다림의 지혜와 넘침의 순간
감이후지(坎而後止)는 구덩이를 만나면 멈춘다는 뜻으로, 《주역》에서 유래했다. 멈춤은 좌절이 아니라 채움의 과정이며, 넘침의 순간을 준비하는 기다림이다. 인생의 구덩이는 도약을 위한 정지의 자리다...
좋아하는 자는 아는 자를 이긴다열정은 지식보다 깊다
지자불여호지(知者不如好之者)는 아는 자보다 좋아하는 자가 낫다는 뜻으로, 《논어》에서 공자가 남긴 말이다. 지식은 흉내낼 수 있지만, 좋아함은 내면에서 비롯된다. 좋아하는 마음은 깊은 몰입과 지속을 가능하게 한다...
가을의 바람이 말해주는 것들선함, 계절, 그리고 기다림의 언어
선뜻한 바람이 스칠 때면 괜히 누군가가 떠오른다. 오래 앉아 차를 식히며 말이 길어지고, 때때로 침묵이 더 길어지는 자리. 가을은 대화가 그립고 만남이 사무치는 계절이다. 오늘은 안부 한 통을 건네볼까. 그 한마디가, 이 계절의 선함이 머무는 방식일지 모르니...
보이지 않을 때, 나는 누구인가기게스의 반지와 양심의 무게
‘들키지 않을 자유’는 ‘버려지지 않을 양심’을 통해만 존속할 수 있다. 누구도 보지 않는 자리에서조차 자신을 지키는 사람, 그 사람이 진짜 부자이고, 진짜 어른이다. 기게스의 반지를 낀 손을 움켜쥘 것인가, 내려놓을 것인가—그 선택이 지금, 매일의 삶 속에서 반복되고 있다. 진짜 윤리는, 투명해졌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
왕후의 밥, 걸인의 찬외형보다 본질, 꾸밈보다 실력
하루 세 끼 먹는 밥보다 평생을 함께하는 마음이 더 깊다. 왕후의 밥처럼 보이고 싶은 유혹이 아니라, 걸인의 찬처럼라도 진심을 담고 싶은 태도. 모양보다 내용, 속도보다 깊이, 광채보다 체온. 그런 것들이 결국 오래 남고, 오래 기억된다...
권력과 욕망의 은밀한 평행선왜 정치인의 성범죄는 반복되는가
정치인의 성범죄는 단순한 일탈이 아니다. 성욕과 지배욕은 인간 뇌의 동일한 보상 회로에서 작동하며, 권력은 공감 능력을 마비시키고, 통제보다 충동을 합리화하게 만든다. 성범죄는 권력 구조가 허용한 ‘내면의 본능’이자, 정치라는 제도가 가진 인간학적 결함의 발현이다. 우리는 이제 정치를 제도보다, 인간의 욕망으로부터 다시 읽어야 한다...
결혼은 사랑이 소진되는 과정이다그럼에도 함께 살아간다는 것
사랑은 시작의 조건이지만 지속의 조건은 아니다. 같은 사람과 계속 살아가고자 하는 마음, 그 마음이야말로 사랑보다 더 단단하다. 사랑은 줄어들지만, 사랑하려는 태도는 자란다. 오히려 줄어든 감정이후부터 진정한 사랑은 시작된다...
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가을의 풍요와 인간의 허기
천고마비(天高馬肥)는 원래 북방 유목민의 침입 시기를 경계하는 말이었으나, 오늘날에는 가을의 풍요를 뜻하는 말로 쓰인다. 그러나 풍요는 늘 절제와 균형을 요구한다. 하늘이 높아지는 계절, 인간의 마음은 오히려 낮아져야 한다...
아는 대로 살아가는 일앎과 삶이 하나가 되는 순간
지행합일(知行合一)은 앎과 행함이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명나라의 철학자 왕양명이 강조한 개념이다. 알고도 행하지 않는 것은 알지 못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참된 지식은 반드시 삶 속에서 실천될 때 그 의미를 갖는다...
갖고 싶은 것보다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소유의 풍요가 아니라, 시간과 의미의 풍요
갖고 싶은 것으로 채우는 삶은 늘 허기지다. 하지만 하고 싶은 것으로 채우는 삶은 충만하다. 진짜 부자란, 욕망을 쌓는 사람이 아니라 삶을 만드는 사람이다. 오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삶은 소비가 아니라 행위다. 하고 싶은 것이 많은 사람이 가장 부유한 사람이다. 갖기보다 하기가 많을수록, 사람은 조용히 부자가 된다...
흩어진 흐름을 다시 묶는 사람일의 진짜 판을 움직이는 존재
일은 더 이상 말 잘하는 사람이 주도하지 않는다. 흐름을 엮고, 역할을 정렬하며, 맥락을 통합하는 사람. 비전–설계–실행을 하나로 묶는 시너지스트, 그는 보이지 않지만 일의 진짜 구조를 바꾸는 사람이다. 그가 만드는 프로시저는 곧 흐름이며 가능성이다...
자기중심성, 고립인가 주체성인가관계의 균열 혹은 주체의 힘
자기중심성은 벽이 될 수도, 기둥이 될 수도 있다. 자신만을 중심에 놓는다면 관계는 무너지고, 자신의 자리를 지키면서 타인의 자리를 인정한다면 그 중심은 곧 리더십이 된다...
자리를 바꾸어 생각한다는 것이해의 시작은 발을 바꿔 디디는 데 있다
역지사지(易地思之)는 자리를 바꿔 생각한다는 뜻이다. 고대의 전쟁 전략에서 비롯된 이 말은, 오늘날 인간관계와 사회 속에서 공감과 이해의 원리로 확장되었다. 판단을 멈추고 상대의 자리에 서는 순간, 관계는 다르게 열린다...
내가 모르는 내가 있다나를 마주하는 일의 시작
자기인식은 사건이 아니라 습관이다. 질문하는 습관, 비우는 습관, 기록하는 습관, 피드백을 청하는 습관, 작은 실험을 반복하는 습관. 이 다섯 가지가 모이면 ‘내가 모르는 나’는 점점 언어를 갖는다. 그 언어가 쌓이면 선택이 달라지고, 선택이 달라지면 인생의 무늬가 바뀐다. 소크라테스의 “너 자신을 알라”는 격문이 아니라, 오늘의 한 동작이다. 지금 여기서 할 수 있는 아주 작고 구체적인 동작...
임금을 설득하는 다섯 가지 길말의 방식에 담긴 전략
간군오의(諫君五義)는 임금을 간하는 데 다섯 가지 원칙이 있음을 뜻한다. 사실과 비유, 역사와 신뢰를 아우르는 설득의 전략은 단순한 직언보다 오래 살아남는다. 옳은 말을 어떻게 전하느냐가 관계와 결과를 결정한다...
모든 구실에는 진짜 원인이 따로 있다감추어진 동기의 구조를 마주한다
모든 구실에는 진짜 원인이 있다. 겉으로 드러난 이유는 대체로 방어적이다. 나를 부드럽게 보호하거나, 상대의 비난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언어적 안전망이다. 그러나 그것이 반복되면, 어느새 나는 내 안의 구조를 볼 수 없게 된다. 문제는 행동이 아니라, 그 행동을 반복하게 만드는 심리적 구조다...
매미 울음이 가득한 나무 아래서울음 속에서 불려오는 옛 사람의 그림자
선성만수(蟬聲滿樹)는 매미 소리가 가득한 나무라는 뜻으로, 덧없음과 회상의 상징이다. 매미의 짧은 울음은 인간의 삶을 비추고, 그 소리 속에서 우리는 옛 사람을 떠올린다. 결국 매미 소리는 지금 이 순간을 더 아끼라는 삶의 울림이다...
더 푸르게 태어나는 것들제자를 넘어서는 순간
청출어람(靑出於藍)은 쪽에서 나온 푸른빛이 쪽보다 더 푸르다는 뜻으로, 제자가 스승을 능가할 수 있음을 말한다. 이는 배움의 힘이며, 세대가 이어가며 발전하는 자연스러운 과정이다. 결국 우리 모두는 배우고 가르치며 서로를 더 푸르게 만든다...
흐름을 설계하고, 사람을 연결하는 힘프로시저를 살아 움직이게 하는 시너지스트의 시대
프로세스는 ‘일의 절차’를 설계하고, 시너지스트는 ‘사람의 흐름’을 설계한다. 비저너리는 방향을 말하고, 오퍼레이터는 실행하지만, 시너지스트는 그 둘 사이의 균형과 리듬을 만든다. 이제는 단순히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흐르게 만드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시대다. 일의 패러다임은 ‘단독의 역량’에서 ‘공존의 구조’로 이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