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날, 한 사람의 심연을 지나며소리 없는 날에도 당신은 살아 있었다
살다 보면 그런 날이 있다. 천지가 조여온다. 사방은 벽 같고, 숨은 어딘가에서 멎는다. 아무도 나를 부르지 않고, 나도 누구의 부름에도 대답할 수 없다. 가슴은 […]...
[사후(死後) 06] 사랑은 죽음을 초월하는가
죽음은 관계의 끝일까, 아니면 관계가 더 깊어지는 문일까? 사랑했던 이가 떠난 뒤에도 우리는 여전히 그를 말하고, 생각하고, 그리워한다. 그 사람의 이름은 우리의 일상 속에서 […]...
비참이 자비를 만나는 순간, M이 M을 만나는 순간
요한복음 8장의 어느 정오, 돌을 든 자들과 돌 위에 무릎 꿇은 자, 그리고 침묵하는 자가 있었다.그 침묵은 웅변보다 더 날카로웠고, 그 땅에 적힌 글씨는 […]...
놂은 방탕이 아니라 주체적 회복이다잘 논다는 것
많은 사람은 ‘노는 것’과 ‘게으른 것’을 혼동한다. 또 누군가는 일하지 않는 순간을 무의미한 시간이라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잘 논다는 것, 즉 “놂”이란 삶의 리듬을 […]...
교회는 누구의 얼굴로 세상에 등장하는가예수는 언제부터 정당을 지지하고, 정책을 홍보하고, 기부금 단체의 얼굴이 되었는가?
기업인의 논리로 예수를 말하고, 정치인의 어조로 복음을 포장하며, 교사의 권위로 신앙을 주입하고, 예술인의 감성으로 신을 재해석하고, 운동가의 열정으로 신앙을 조직하고, 청년의 분노로 예언자를 자처한다...
책임이 없는 권력은, 결국 공동체를 파괴한다사과하지 않는 대통령이 만드는 국가 불신
한국 정치에서 “책임”은 오래전부터 선언용 단어였다.정치는 늘 위기를 겪었지만, 그 위기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특히 대통령은 권력의 중심에 있으면서도가장 멀리 있는 존재처럼 행동했다. 윤석열 […]...
[사후(死後) 05] 삶이 그리는 사후 세계
사람은 죽는 방식으로 산다. 그리고 사는 방식으로 죽는다. 그의 말투, 그의 태도, 그의 신념과 상상, 그 모든 것들이 생의 끝자락에서 죽음 이후의 모양으로 응고된다. […]...
성경은 자본주의를 지지하는가?
십자가 위에서 ‘다 이루었다’고 말한 예수는,그저 개인 구원이라는 미시적 사명을 완수한 것이 아니다.그가 진정 ‘뒤엎고자 했던 것’은 당시 종교 권력과 결탁한 탐욕의 체제였고,돈이 곧 […]...
강한 사람이 아닌, 깊은 사람이 되거라아들의 생일에
사랑하는 아들아,너에게는 아직 말하지 못한 마음이 많다.살다 보면 말보다 눈빛이 먼저이고,표현보다 침묵이 더 가까운 순간들이 있지.아버지가 너에게 쓰는 이 편지는,그런 말들이 흘러넘쳐마음에 고요히 고이는 […]...
[사후(死後) 04] 상상은 존재의 형식이다
인간은 단지 죽음을 두려워하는 존재가 아니다. 그는 죽음을 상상할 수 있는 존재다. 이 상상은 예언이 아니고, 망상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존재를 가늠하고 초월하는 유일한 […]...
브랜드는 혼자 걷지 않는다[브랜딩 바이블] 바나바와 브랜드 파트너십
성경은 바울을 중심으로 전도행로를 그리지만,그 시작점에는 늘 조용히 곁을 지킨 인물이 있었다.그가 바로 바나바다.초기 교회가 바울을 경계하고 멀리할 때,바나바는 바울의 손을 잡고 공동체로 이끌었다.사람들이 […]...
쓸모의 강박에서 벗어나기 위하여인생에 한 번쯤은, 불필요해지는 용기가 필요하다
“너 그거 해서 뭐하게?”“그건 무슨 도움이 되는데?” 살다 보면이런 질문이 너무 익숙해진다.세상은 자꾸 쓸모를 요구한다.능력, 생산성, 효율, 성과.그리고 우리는 그 무게에자꾸만 존재의 방향을 맞추게 […]...
자유주의 좌파의 브랜딩 전략이름 없는 깃발을 들다
자유를 말하면 보수라 하고,공동체를 말하면 진보라 부른다.그래서 자유주의 좌파라는 말은처음 듣는 이에게 ‘모순’처럼 들린다. 그러나 지금 한국 사회에 진짜 필요한 정치 언어는기존의 이름들로는 다 […]...
멀리 떠나는 이유는, 지금 여기의 감각을 되살리기 위해서다여행은 삶의 체온을 확인하는 일이다
여행은 비행기를 타는 것이 아니라 삶의 중심을 다시 느끼는 일이다. 언제부턴가 일정은 쌓이고, 말은 많아지고, 감정은 납작해졌다. 그럴 때, 삶의 온도를 회복하기 위해 우리는 […]...
[사후(死後) 03] 나는 죽음 이후에도 나일까
거울 앞에 선 나는 누구인가. 살아 있는 동안조차 나의 정체는 유동하고 변한다. 기억은 사라지고, 감정은 날마다 흔들린다. 그렇다면, 죽음 이후의 나 역시 나일 수 […]...
기술의 진정한 활용 vs 유행어로의 소비AI 마케팅 강의가 AI를 오히려 망치는 이유
요즘 교육 시장에는 이상한 유행이 있다.“AI 마케팅 강의”라는 이름 아래,GPT와 미드저니, 노션AI, 채널톡, 챗봇 자동화 등의 도구를한두 시간 만에 배우고, “당장 써먹을 수 있다”는 […]...
말은 거창하되,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는 콘텐츠의 공허함AI 리더십이라는 이름의 유사 강의들
요즘 어디를 가도 “AI 리더십”이라는 말을 듣는다.AI는 기술이 아니라 시대정신이라는 말,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생존이라는 말,AI를 이해한 리더만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는 말. […]...
시스템이 없는 시스템, 구조 없는 플랫폼의 그림자SaaS의 이름을 빌린 사업 모델의 허상
“이건 SaaS 모델입니다.”“시스템 기반 수익 창출 구조죠.”“고객이 자동으로 들어오고, 자동으로 결제하고, 자동으로 리텐션 됩니다.” 이 문장은 이제AI 콘텐츠 시대의 새로운 ‘바이블’처럼 반복된다.기술의 용어로 포장된 […]...
자동화된 글쓰기 vs 실제 퀄리티의 간극GPT를 무기화한 ‘카피라이팅 자동화’의 허상
요즘 마케팅계의 화두는 단연 GPT 기반 자동 카피라이팅 시스템이다.“5초 만에 블로그 포스팅 끝”,“AI가 인스타 문구를 대신 써드립니다”,“누구나 AI로 브랜딩 문장을 뽑을 수 있습니다”… 이제 […]...
계엄령과 탄핵으로 찢긴 한국 사회, 왜 모두가 폭력의 공범자가 되었는가갈등과 증오를 소비하는 대한민국의 초상
콘텐츠를 만드는 이들, 특히 브랜드와 마케팅 전문가들에게 필요한 것은, ‘희생양’이 아니라 ‘치유의 메커니즘’을 만드는 기술이다. 갈등을 부풀리고 판매하는 기술이 아니라,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하는 기술이다. 폭력의 시대를 넘어 치유와 통합의 시대를 만드는 콘텐츠는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 이 질문에 응답하는 것이 우리 시대 콘텐츠 기획자의 가장 중요한 사명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