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담쓰談 02]
아버지는 늘 걱정이 많았습니다. 개구쟁이 짓이 한창인 아들은 늘 다치고 깨지고, 게다가 옷이며 운동화는 산 지 얼마 되지도 않아 헤지곤 했습니다. 어느 날, 구멍 난 아들의 운동화를 발견한 가난한 아버지는 고장 난 세탁기를 새로 구매할 돈을 절약해 아들의 운동화를 사기로 했습니다. 마침 마을에 있는 부잣집에서 세탁기를 중고로 내놓았다는 소식이 들려와 찾아갔습니다.
멋진 대문 안으로 장미가 늘어진 아름다운 정원과 잘 지어진 저택이 보였습니다. 아버지는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이런 집에 살면 얼마나 행복할까…….”
초인종을 누르자 주인 부부가 밖으로 나왔습니다. 세탁기를 사기 위해 흥정을 시작한 아버지는 아들의 운동화를 함께 사기 위해 가격을 조금이라도 더 깎을 요량으로 중고 세탁기를 사게 된 사연도 늘어놨습니다.
“저는 아들 녀석 때문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언덕길에서 뛰어다니며 미끄럼을 타질 않나. 진흙탕에서 뒹굴질 않나, 산이며 들이며 뛰고 노느라 신발이며 옷이며 남아나질 않아요.”
옆에서 가만히 이 말을 듣던 부인은 얼굴색이 변하더니 마침내 울음을 참으며 집 안으로 들어가 버렸습니다. 영문을 모르고 서 있는 아버지에게 곁에 있던 집주인이 말했습니다.
“저희 딸은 태어난 이후로 한 번도 걸은 적이 없습니다. 딸아이가 걸을 수만 있다면 신발을 수십 켤레를 닳게 해도 좋겠다는 생각에 저러는 것이니 난처해 하지 마세요.”
우리는 이미 남들이 원하고 바라는 많은 것을 가졌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런 사실을 잊고 늘 자진의 처지를 비관하며 신세타령만 하며 사는 데 익숙해 있습니다. 만사가 부정적이고 우울한 사람, 늘 자기의 삶을 타인의 삶과 비교하고 자신의 주변을 비관하는 사람 말입니다. 엄마가 이런 경우 아이들에게 “너는 공부는 안 하고 놀기만 해서 걱정”이라고 말합니다. 난치병 아이를 둔 어떤 엄마들은 “공부는 못해도 좋으니 우리 아이가 건강하기만 했으면 좋겠다.”라는 간절한 소망이 있다는 것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아내들이 이런 경우 남편의 잔소리와 반찬 투정이 듣기 싫다며 결혼생활이 불행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부인들은 도박과 술과 폭력 남편 때문에 하루하루를 지옥 같은 고통을 당하며 지내고 있는데 말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불평과 자기 비관이 습관이 되어 천국에 살아도 불평할 사람들이지요.
“영국인들이 인도를 버릴지언정 셰익스피어를 버릴 수 없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긴 영국의 작가 토머스 칼라일은 “일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보내주시오”라는 글을 남겼습니다. 일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일거리가 있음이 행복하고 일할 수 있는 건강이 있음에 감사하는 사람입니다.
같은 상황이더라도 “때문에”라고 하는 사람과 “덕분에”라고 하는 사람은 차이가 있습니다. 한숨을 짓는 사람과 노래를 부르는 사람은 차이가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함에서도 긍정적인 사람은 문제의 실타래를 풀고 부정적인 사람은 풀 수 있는 문제의 매듭을 잘라버리고 맙니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은 어려운 현실 앞에서 쉼표를 찍고, 자존감이 약한 사람은 인생의 극적인 이야기에 서둘러 마침표를 찍습니다.
절망의 안경이 아닌 소망이라는 색깔의 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는 사람, 미소 띤 입술에 감사의 조건이 있는 사람은 주변을 좋은 분위기로 만들게 되고 좀 더 창의적이고 생산적으로 됩니다. 사람들은 아무도 짜증스럽고 부정적인 사람과 친구를 하거나 가까이하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긍정적인 사람, 행복한 에너지가 있는 사람을 가까이하고 싶어 합니다. 아무리 작고 사소한 일이라 할지라도, 감사함을 찾고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할 때 더 큰 감사할 일들이 찾아오는 비밀을 본능적으로 알기 때문입니다. 상황은 그리 쉽게 바뀌지 않습니다. 그러나 나의 태도와 생각이 바뀔 수는 있습니다. 설령 감사한 일이 없다고 생각될지라도 그냥 이유 없이 감사함을 표현하다 보면 절로 감사한 마음이 생깁니다.
감사하는 마음은 삶의 태도와 주변의 에너지를 바꿔 놓습니다. 마음을 바꾸고 생각을 바꾸고 시선을 바꿔 보세요. 낙천적인 사람이 되겠다고 결심하면 어떠한 어려운 상황도 새롭게 그리고 긍정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고대 로마의 노예였던 푸블릴리우스 시루스(Publilius Syrus)는 비록 노예 신분이었지만 삶을 대하는 태도와 지혜가 남달랐습니다. 그의 지혜와 재능을 아깝게 여긴 주인이 그를 노예에서 해방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는 노예 신분으로 로마 최고의 작가이자 시인이 되었습니다. 그는 수많은 명언을 남겼습니다. 그가 남긴 700여 편의 작품과 경구중에 “우리는 다른 사람이 가진 것을 부러워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우리가 가진 것을 부러워한다.”라는 명언이 있습니다. 우리는 항상 자신이 갖지 못한 것을 부러워하지만 어쩌면 우리는 이미 많은 것을 가졌는지도 모릅니다. 개구쟁이 아들을 둔 아버지처럼 말입니다.
김현청 / brian@hyuncheong.kim
– 블루에이지 회장
– 콘텐츠 기획자,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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