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의 일

황우지 해안

철썩철썩- 쉴 새 없이 파도가 몰아친다.

파도는 검은 바위에 부딪혀 새하얀 포말을 뿜어내고는 소용돌이치며 다시 부서진다. 푸른 바다에 옅은 색감이 더해진다. 그 물빛은 쉼 없이 바뀌어 한순간도 눈을 뗄 수 없다. 파도가 오고 가고 또 다시 왔다가 떠난다. 그 움직임에 따라 바다는 부서지고 모이고 튀어 오르고 사라진다. 그 모습은 이과수폭포의 물줄기처럼 시원한 청량감을 선사한다.

철썩철썩- 우와아- 파도의 유희에 사람들이 환호성 친다.

하지만 이건 파도에게는 평범한 일상.

우리가 알지 못했던 아주 오래 전부터, 어쩌면 세상이 시작되던 그 순간부터 파도는 그렇게 바위를 쪼개고 있었다.

 

파도는 황우지해안에 작은 웅덩이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 웅덩이에 바닷물이 담겼다.
바위와 바다가 만든 천연수영장. 계곡처럼 맑고 깨끗한 물은 물론 파도 덕분이다. 짙푸르면서도 옅은 초록빛을 띠는 신비한 물색은 사람들을 이곳에 불러 모은다. 맑고 푸른 물 위에 둥둥 떠서 수영하기도 하고, 얼굴을 물속에 묻고 스노클링을 즐기기도 한다. 이따금 낚시하러 들르거나 화산암 절벽에 앉아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기도 한다.

사람들이 오고가고, 아침이 되고 밤이 지난다.

그렇게 오랜 시간 파도는 그곳에 있었다.

바람과 지진, 달과 태양은 그의 일을 도와주었다.

철썩철썩- 파도 위로 물안개가 낮게 깔린다.

 

 


김현청 / 블루에이지 회장
– 콘텐츠 기획자,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E-mail: brian@hyuncheong.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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