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 가는 길

파푸아는 오늘날 가장 원시적인 삶이 남아 있는 곳이지만 반대로 교통과 통신에 있어서는 가장 현대적인 곳이다. 전화와 핸드폰은 물론 위성전화를 사용하고 정글과 정글사이를 이동하기 위해서는 차가 아니라 비행기나 헬리콥터를 이용해야 한다. 그러나 원시의 환경과 현대의 공존으로 인한 문제가 종종 발생한다. 정글에는 경비행기나 화물비행기가 이착륙할 활주로가 변변치 않다는 것이다. 때문에 노면이 거칠고 거리가 짧은 활주로에 사고 없이 이착륙하기 위해서는 최대한 비행기를 가볍게 해야 한다. 탑승 전 짐 가방은 물론하고 몸무게까지 저울로 계량하고 정량에서 단 1kg도 추가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무게를 이기지 못한 경비행기가 활주로를 날아오르지 못하고 정글이나 강에 추락하는 사고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런 이야기를 전해 듣고 비행기를 타고 있노라면 비행기를 탄 것인지 새를 타고 나는 것인지 모를 아슬아슬함과 불안감이 엄습한다. 더구나 비행기가 추락하면 헤어 나오지 못할 것 같은 열대우림상공을 날아오르며 정체모를 긴장과 두려움을 마주 하고, 어느새 숨 막힐 듯 짙은 구름 속으로 빨려 들어가 더 큰 두려움을 마주한다. 구름사이로 간간히 드러나는 산등성이는 어느 순간 절벽처럼 눈앞에 나타나 비행기를 삼켜버릴지 두렵다. 착륙할 곳을 찾아 짙은 구름사이를 선회 하던 비행기가 정글 속으로 곤두박질하며 손바닥만 한 활주로에 내려앉을 때면 참았던 안도와 박수가 절로 터져 나온다.

 

파푸아 정글을 내려다보면 울창한 정글과 그사이를 뱀처럼 흐르는 강물은 경이로움으로 우리를 이끌고 스쳐 지나면 아름다운 정글에서 다만 며칠이라도 머물고 있노라면 삶은 얼마나 치열하고 고통스러운지 배우게 된다.

김현청 brian@hyuncheong.kim
  – 블루에이지 회장
  – 콘텐츠 기획자, 브랜드 마스터
  – 오지여행가, 국제구호개발 활동가

 
파푸아는 삶의 모든 것이 녹아들어 있다.
파푸아를 여행하면 삶의 경이로움과 허무함을 마주하게 된다.
선택은 여행자의 몫이다.

“햇빛은 달콤하고, 비는 상쾌하고, 바람은 시원하며, 눈은 기분을 들뜨게 한다. 세상에 나쁜 날씨란 없다. 서로 다른 종류의 좋은 날씨만 있을 뿐이다.” -존 러스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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